접근성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장애인 관점에서의 판단을 배제하는 것입니다. 시각에 장애가 있으면 카메라 사용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은 선입견일 뿐입니다.

실제로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사진 동호회도 있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의 접근성 디자이너들은 매일 그들이 되어보는 연습을 합니다. 눈이 불편해 특정 기능의 사용이 힘들 테니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방식으로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자 하면 Voice Assistant 기능이 화면 안에 몇 명의 사람이 들어 왔는지, 사람이 프레임 상 어느 쪽에 위치하고 있는지 음성으로 안내해 사용자의 빠르고 정확한 촬영을 돕습니다.

이러한 효율적인 안내 시스템은 에어컨이나 TV 등의 디자인에도 반영됩니다. 에어컨의 경우 전원이나 온도조절과 같은 핵심 기능에는 점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리모콘에는 상하 길이가 긴 형상의 버튼으로 온토, 풍량 조절 기능을 제공하여 촉각만으로도 기능이 인지되도록 합니다. TV의 경우 국제 규격을 기본으로 구현된 음성안내를 여러 국가의 장애인 단체들과의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아직 접근성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몸이 불편한 사용자들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장애에 따라 사용자들이 가지는 불편함이 다르지만, 같은 장애를 가진 사용자들 간에도 장애 정도의 편차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세부적 조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비장애 사용자와 장애 사용자가 함께 제품을 사용할 때 생기는 문제 등도 조율해야 합니다.

저청력 사용자와 비장애 사용자가 TV를 시청할 때 각자에게 알맞은 볼륨 조정이 힘들다는 의견을 수렴하여, 청각장애 사용자는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원하는 만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일반인은 TV 스피커를 통해 적절한 볼륨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특정 메뉴와 기능은 지역 별로 일부 상이할 수 있습니다.

고연령 사용자들에게 중시되는 부분은 정보의 가독성과 조작의 용이성입니다.

높은 가독성을 위해 주요 기능들의 표현을 크고 단순하게 표기하는 것은 기본이고, 표시 위치도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둡니다. 전원 등과 같은 주요 동작 버튼들은 터치 버튼이 아니라 물리 버튼으로 제공하여 기능 설명이 잘 보이지 않더라도 동작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디자인합니다. 또한 조작의 용이성을 위해 물리적인 접근 범위를 고려해 키 차이에 관계없이, 나아가 휠체어에 탄 사용자도 편히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삼성 액티브 워시의 경우 터치 패널에 표현되는 기능을 보다 직관적으로 나누어 고연령 사용자들도 더 용이하게 터치 패널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고 세탁에 관한 세부 기능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유아동 사용자의 접근성 디자인은 그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다른 사용자들에게는 좀 더 높은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유아동 사용자들에게는 오작동이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안전에 주안점을 둡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위험한 기능에 오히려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유아동 사용자를 위한 접근성 디자인입니다.

냉장고의 경우 컨트롤 패널의 Lock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해 버튼을 누르더라도 실제 제어가 차단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잘못 만져 생긴 오작동으로 음식의 부패가 우려되거나 디스펜서를 잘못 건드릴 경우에 대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