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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9, 2022

Designing
Words

삼성 UX Writing 가이드

Designing Words 콘텐츠의 키비주얼 이미지입니다.
Designing Words 콘텐츠의 키비주얼 이미지입니다.

‘시작하기’ vs. ‘환영합니다!’

새 휴대전화를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전원을 켜는 순간을 떠올려 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식간에, 별 생각 없이 바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겠지만, 그럼에도 딱딱한 안내보다는 반가운 환영의 메시지가 더 유쾌하게 느껴질 것이다. 식당에 들어갔는데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말 없이, 다짜고짜 “주문하세요”라고 한다면 식사도 하기 전에 언짢은 기분이 들 수 있듯이 첫인상이 즐겁고 유쾌해야 이어지는 경험도 즐겁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설명 문구를 포함해서 서비스나 앱에 들어가는 표현들은 UX Writer에 의해 디자인된다. “어서 오세요”와 같은 작은 표현, 단어 하나로 사람들을 실망시킬 수도, 감동시킬 수도 있기에 UX Writing은 사용자가 느끼는 전체적인 UX ‘사용자 경험’에 있어 그래픽이나 인터페이스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삼성 디자인은 사용자에게 보다 즐겁고 유익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자체적으로 UX Writing의 철학과 원칙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지켜 나가고자 노력 중이다. 그중 몇 가지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Designing Words 콘텐츠의 인트로 이미지입니다.
사용자를 위한 글 디자인

본 아티클의 제목 ‘글 디자인’이 이야기하듯이, UX Writing은 쓰는 게 아니라 디자인하는 것이다. 텍스트를 디자인한다는 표현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쓴다’는 것이 ‘글을 잘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면, ‘디자인한다’는 것은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사용자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주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도와주는 것이 잘 ‘디자인’ 된 UX Writing이다.

“사용자에겐 어떤 용어가 좋을까?”

그래서 UX Writing은 항상 위와 같은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상황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사용자다.

정사각형 안에 가득 적힌 ‘SMART’ 위로 취소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스마트한 라이프를 위한 유용한 기능’

어떤 기능을 소개하는 텍스트일까? 사실 이 문구는 어떤 기능의 설명 문구여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의미 있는 내용도 담고 있지 않다. 모든 기능에 ‘스마트’를 붙이면 아무것도 ‘스마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스마트’라는 표현으로 기능의 특별함을 강조하고 싶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말 스마트하고 특별하게 느껴질 가능성은 낮다.

UX Writing은 기능을 광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광고의 목적은 짧은 순간에 사용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는 것이라면 UX Writing은 사용자가 기능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UX Writing은 광고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과장 없이 솔직하게, 모든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네트워크 연결 불가능하다는 사실과 해결 방법을 전달하는 디스플레이 이미지입니다.
네트워크 연결 불가능하다는 사실과 해결 방법을 전달하는 디스플레이 이미지입니다.
네트워크 연결 불가능하다는 사실과 해결 방법을 전달하는 디스플레이 이미지입니다.
불리한 상황도 솔직하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숨기려고 한다는 것을 느낄 때 크게 분노한다. 제공자 입장에서는 불리하지만, 사용자가 알아야 한다면 투명하고 솔직하게 전달해야만 한다.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면 솔직하게 ‘할 수 없습니다’라고 전달해야 한다.

긍정적인 표현만 쓴다고 긍정적인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할 수 없습니다’와 같은 부정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나 경험을 주는 것은 아니다.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없음’ 이라는 문구를 읽고 부정적이라고 느낀 사람이 있다면, ‘할 수 없음’이라는 표현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것보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함에 대한 답답함이 더 큰 이유일 것이다. ‘할 수 없다’는 명확하게 전달하지만 이와 함께 해결 방법,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긍정적인 경험은 정확한 정보 전달에서 시작된다.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사용자를 도와주는 것이 UX Writing의 역할이다.

‘Protocol’, ‘API’, ‘OCR’이라는 단어가 적힌 이미지입니다.
이론서를 쓰는 게 아니다.

왼쪽 단어들은 일상에서 쉽게 사용되지 않는 단어일 뿐 아니라, 단어의 뜻을 찾아보지 않으면 의미를 알기 어려운 사용자가 많을 것이다. UX Writing은 이론서를 쓰는 작업이 아니다. 누구나 사용하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찾아야 한다. 매해 빠른 속도로 새로운 기능이 개발되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UX의 역할은 새로운 기능을 사용자가 거부감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Wi-Fi, Bluetooth와 같이 한때는 전문 용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용어는 써도 괜찮을 수 있지만, 새로운 기술을 표기함에 앞서 사용자 입장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인지, 한 번 더 고민하고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User-Friendly는 ‘사용자와 친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딱딱한 언어 대신 ‘파이팅’, ‘Let’s go’ 등과 같이 친근한 표현들을 많이 쓰면 좋을까? 아니다. 사용자 친화적인 UX Writing은 친구에게 대하듯 친근한 말투나 표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가 우리 제품과 친해지도록, 정확하고, 쉽게,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휴대전화 보안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는데 “이 기능을 사용하면 안전해요”라고 하면, 친근한 느낌을 주려다가 오히려 신뢰도가 낮게 느껴질 수도 있다. “보안 강화를 위한 기능입니다”와 같이 확고한 단어가 더 믿음을 실어준다.

친화적이라는 것은 적당한 선을 지키며, 너무 딱딱하지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Let's go!”, “Hey!”, “Cool”, “Hurry up” 이라는 글자 위로 취소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Prefer not to say”라는 항목이 포함된 성별 체크리스트 이미지입니다.
모두를 위한 배려

‘Black list’라는 표현은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런 용어는 인종차별적인 표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이처럼 단어를 선택할 때 비유적인 표현이나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는 단어는 아닌지, 특정 대상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단어는 아닌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며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 회원가입 과정에서 개인 정보를 입력할 때 성별을 선택해야 하는 과정이 종종 있다. 여기서 남자/여자로만 제공되는 옵션에 대해 불편함이나 이상하게 느끼지 못하고 지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대가 왔고,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왔다. 남자/여자 중 하나의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직접 입력’, ‘선택 안함’과 같이 모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세상은 변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좋은 UX는 차별 없이 모두를 위해야 한다.

Designing Words 콘텐츠의 아웃트로 이미지입니다.
Designing Words 콘텐츠의 아웃트로 이미지입니다.
“사용자가 귀찮지 않게,
한 번 읽으면 딱 이해되게 쓰자.”

모바일보다 PC를 더 많이 사용하던 시기의 UX Writing은 PC 환경에 맞춰져 있었다. 예를 PC에서는 “Are you sure you want to delete these files?”라고 썼다면 요즘 모바일 환경에서는 “Delete these files?”로 줄여 쓴다. 두 문장은 길이와 톤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물론 스크린 사이즈 차이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변화일 수도 있지만 “Are you sure you want to”에 담긴 되묻는 뉘앙스는 요즘 사용자들이 부담스럽고 어색하게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예전 오래된 영화를 보면 배우들의 대사가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도 비슷한 이유인 것 같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말투와 표현들도 변한다. UX Writing도 시대의 변화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 변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용자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글 제공 : Samsung MX UX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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