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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8, 2025 Opening Packaging Possibilities

소형 포터블 프로젝터의 선행 콘셉트 패키지, 보자기(BOJAGI)

다양한 형태의 보자기 이미지. 다섯개의 면 각 다른 색상의 조각이 펼쳐진 뒷면, 그림이 그려진 앞면 위에 놓인 더 프리미어 파이브 제품, 고리가 연결된 연출 컷.
다양한 형태의 보자기 이미지. 다섯개의 면 각 다른 색상의 조각이 펼쳐진 뒷면, 그림이 그려진 앞면 위에 놓인 더 프리미어 파이브 제품, 고리가 연결된 연출 컷.

한국의 전통 포장 도구인 보자기는 물건을 싸거나 덮어 보관하기 위해 만든 네모난 천 조각이다. 간단한 선물이나 음식을 포장하거나, 이동을 위해 이런저런 물건을 담아낼 때도 보자기는 유용하게 사용된다. 보자기는 다양한 형식과 목적에 맞게 폭넓게 사용되는데, 대부분 자투리 천을 이어 붙여 만들어져 버려지는 것 없이 재활용이 가능하다.

삼성 디자이너들은 이 보자기의 기능성에 영감을 받아 소형 포터블 프로젝터의 선행 콘셉트 패키지 발굴을 위한 보자기(BOJAGI)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보자기는 독일의 국제 디자인 공모전 2025년 iF 디자인 어워드(International Forum Design Awards 2025)에서 금상을 받으며 차별성을 인정받았다. 보자기 프로젝트에 숨겨진 흥미로운 스토리를 디자이너 인터뷰로 만나보자.

2025 iF 디자인어워드 금상 수상 본 콘텐츠는 실제 양산되지 않은 선행 콘셉트 디자인을 다루고 있습니다. 해당 디자인에 대한 구체적인 출시 계획이 없으며, 제품 양산을 위한 사양이 고려되지 않은 초기 아이디어라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제품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패키지를 계속 활용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제품과도 호환이 될 수 있는 유연한 모양으로, 더 많이 사용 가능한 패키지로 말이죠.

  • 어깨에 길이의 단발을 하고 있는 여성

    김재원

    VD 사업부 디자인팀
    CMF 디자이너

  • 귀 밑까지 오는 짧은 머리와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여성

    임지혜

    VD 사업부 디자인팀
    비주얼 인터렉션 디자이너

  • 긴머리에 앞머리가 있는 여성

    김선영

    VD 사업부 디자인팀
    비주얼 인터렉션 디자이너

  • 짧은 머리의 남성

    김종필

    VD 사업부 디자인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오대오 가르마의 단발을 하고 있는 여성

    김영욱

    VD 사업부 디자인팀
    CMF 디자이너

  • 좌측면을 바라고 있는 짧은 머리의 남성

    전범호

    VD 사업부 디자인팀
    CMF 디자이너

보자기라는 선행 콘셉트 디자인은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

보통 소형 포터블 프로젝터를 보호하거나 가지고 다닐 수 있게 제작된 패키지는 제품 형태에 꼭 맞게 디자인되어 사용감이 안정적이고 시각적으로도 군더더기가 없다. 하지만 제품 사용이 끝나게 되면 패키지의 쓸모 또한 없어지게 되는데, 이 부분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어떤 제품이든지 범용적으로 사용 가능한 패키지와 디자인을 만들어보자’라는 방향성을 설정하게 되었다. 그 후 소형 포터블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살펴보며 리서치를 진행하던 중 캠핑 상황에 주목하게 됐다. 보통 캠핑을 떠날 땐 필요한 물건들을 한 번에 다 싸서 간다고 하는데 이 모습이 마치 한국의 전통 포장 도구인 보자기를 사용할 때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부터 보자기 콘셉트가 점점 구체화되었다. 그렇게 자투리 천을 이어 붙여 네모난 형태로 제작해 매듭을 묶어 사용하는 보자기의 개념을 디자인에 적용하게 되었다.

보자기로 포장된 소형 포터블 기기. 손잡이 부분이 지붕처럼 보이고, 하단의 직육면체는 집 모양을 연상시킴.
왼쪽은 보자기의 앞면, 오른쪽은 뒷면이 펼쳐진 모습. 왼쪽에는 삼성 더 프리미어 파이브 제품이 측면으로 놓여 있고, 대각선 방향에는 삼성 프리스타일 제품이 눕혀 있음. 오른쪽 하단에는 프리스타일 렌즈 부분이 위에서 본 탑뷰로 보임.

보자기의 주요 디자인적 특징은 무엇인가?

먼저 각기 다른 조각이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다양성이다. 어떤 원단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각자 다른 디자인으로 완성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각각의 개성이 생겨난다는 점이 보자기의 돋보이는 특징이다. 그리고 천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제품 형태에 구애받지 않아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품을 옮길 수도 있어 여러 용도로 확장도 가능하다. 또, 사용하지 않을 땐 작게 접어서 콤팩트하게 보관할 수 있어 간편하다.

초기 아이디어가 완성도 있는 콘셉트 디자인으로 발전된 과정이 궁금하다.

패키지 디자인으로서 보자기의 1차 목표는 소형 포터블 프로젝터를 감싸서 이동시키는 역할로, 내용물을 보호할 만큼 견고하고, 실용적이어야 했다. 그래서 톡톡한 두께감을 고려했다. 그리고 원래 보자기는 매듭을 묶어 물건을 감싼다. 하지만 누구나 매듭을 예쁘고 단단하게 만들긴 쉽지 않고 또 번거롭기도 하다. 그래서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손잡이를 부착하고 자성을 이용해 패키지 형태를 만들 수 있게 했다. 또 보자기 안쪽 주머니를 추가해 케이블, 충전기 등 주변기기들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보자기 앞면 중앙 그림 아래 숨겨진 포켓이 있는 연출 컷. 손잡이 달린 모서리 바로 아래에 소형 포터블 기기의 리모컨과 충전기가 보관되어 있음.
보자기 앞면 안쪽. 왼쪽 모서리부터 시계 방향으로 네 개의 원 안에 보자기를 설명하는 그림이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중앙에는 ‘에브리데이 서스테인빌리티’라는 텍스트와 지구본 모양이 있음.
AR로 연동했을 때 보이는 화면 예시이며, 완전히 동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자기 앞면의 하단 모서리 그림을 핸드폰 카메라로 인식하는 모습

AR 기술을 활용한 안쪽 그래픽도 흥미롭다. 숨겨진 보물지도 같다.

보자기의 안쪽에 보자기가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하는 그래픽과 함께 AR 코드를 넣었다. 그래픽에 모바일 카메라를 갖다 대면 AR을 통해 보자기의 콘셉트, 제작 가이드라인, 활용 방법 등을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제품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AR 기술과 접목시켜, 고객이 보자기의 이야기를 더욱 쉽고 흥미롭게 느끼고 의미와 그 가치를 함께 공감하길 바랐다.

다섯 개 면이 각기 다른 색상으로 구성된 보자기 뒷면이 여러 개, 서로 다른 컬러 조합으로 규칙적으로 정렬된 모습.

보자기의 유연함이 매력적이다.

보자기는 낭비 없는 소재의 활용과 함께 다양한 쓰임새를 지향한다. 단 하나의 제품만을 위한 패키지가 아닌 모두에게 열린 디자인이다. 자투리 천을 활용하기 때문에 조각조각의 조합이 열려 있어, 원단 업체나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의 확장 가능성 등 보자기 콘셉트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야외 잔디밭 위에 펼쳐진 보자기와 옆 간이 의자에 올려져 있는 프리스타일 제품
이 이미지는 생성형 AI(Flux Pro,Firefly)를 사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마지막 소회를 전한다면?

2025년 iF 디자인 어워드의 금상 수상 부문 코멘트를 보면 이 프로젝트가 물건을 운반하는 법을 재정의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꼭 플라스틱이나 단단한 포장재일 필요 없다는 점, 쓰임새의 확장성을 고려했다는 점 등 기존의 틀을 깨는 아이디어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는 선행 콘셉트 발굴을 목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게 된다면 현실적인 솔루션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보자기가 미래 디자인을 위한 참신한 영감의 시작이 된다면, 그 자체로 보람이 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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